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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사마귀의 원작 La Mante의 결말

by 뉴스 알리미 (NewsNavigator) 2025. 9. 14.

배우 고현정이 오랜만에 넷플릭스 드라마 사마귀로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릅니다. 그동안 알던 고현정이 아니기 때문. 스산한 교도소 조명 아래 차갑게 눈을 내리깔고 있는 정이신으로 돌아왔으니깐요. '살인자의 외출'이란 부제처럼 미스터리하게 풀어진 그녀 고현정과 그녀의 비밀을 만나보죠. 원작 La Mante를 통해서 말이죠.  

사마귀 포스터 어두운 배경에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라는 제목이 있고 그 밑 고연정의 슬프고 어두운 얼굴이 보임
사마귀 포스터 '출처: SBS PLAY'

 

 

넷플릭스 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SBS와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는 사마귀. 범죄 스릴러를 넘어 모성과 죄책감 그리고 복수와 구원을 치밀하게 엮어낸 8부작 한국형 미스터리입니다. '고현정 복귀작'이라는 문장 하나로도 충분히 화제를 모았죠. 하지만 이 드라마의 진짜 미덕은 섬세한 인물의 감정선과 사회적 메시지에 있지요.

 

20년 전 아동과 여성을 학대한 가해자들을 처단했던 여성 연쇄살인마 사마귀(정이신). 그녀의 아들이자 형사인 차수열(장동윤)이 다시 등장한 모방범죄를 막기 위해 어머니와 마주하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엄마와 아들의 '협업 수사'라 하기엔 이 관계가 너무 날카롭고 비틀려 있지요.

뒷 쪽 창 앞에는 긴 테이블. 그 테이블 좌측 정이신 우측 아들 차수열이 서있다.
정이신과 차수열 '출처 SBS PLAY'

1 ~ 2회 리뷰

'사마귀'는 첫 회부터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고현정이 연기한 정이신은 등장만으로도 서늘한 공기를 자아냈죠. 감정의 파동을 거의 보이지 않으면서도 눈빛 하나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만들어낸 연기력은 단연 화제. '숨이 막힐 정도로 몰입했다', '고현정의 표정 하나에 장면이 얼어붙는다'는 반응이 쏟아졌죠.

 

장동윤이 맡은 차수열과의 관계 역시 중요합니다. 복잡한 모자간의 감정선이 긴장감의 핵심으로 작용하죠. 단순한 원한이나 분노가 아닌 미워하면서도 지워지지 않는 모성애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단어로 정의되지 않는 '모호함'이 시청자들에게 묘한 공감을 안겨주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사마귀 인물 관계도 여러명의 관계 설정이 화살표로 표시되어 있다.
인물 관계도 '출처 SBS PLAY'

 

스토리 전개도 빠르고 흥미진진합니다. 모방범죄의 초기 단서가 속도감 있게 등장하고 첫 용의자의 체포 과정 역시 빈틈없이 구성되며 긴장감이 유지되었죠, 1회 시청률은 7.1%,2회는 7.3%로 상승하며 동시간대 경쟁작을 앞서는 성적도 거뒀습니다. 

 

물론 일부에서는'일부 캐릭터의 동기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장르물로서의 완성도는 충분히 높은 편. 지금까지의 반응만 보면  한국형 심리 스릴러의 성공적인 리메이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이 작품은 프랑스 드라마 《La Mante》를 원작으로 리메이크한 것입니다.

 


 

원작은? 프랑스 드라마 〈La Mante〉 (2017)

넷플릭스 드라마 '사마귀'는 2017년 방영된 프랑스 드라마 'La Mante'를 리메이크한 것입니다. 잔 드베르(Jeanne Deber)라는 이름의 여성 연쇄살인범과 그녀의 아들 데미앙 카로(Damien Carrot)의 이야기입니다. 총 6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사마귀가 돌아왔다'는 선언과 함께 차갑고 절제된 연출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La Mante 제목 아래 두 남녀. 주인공 잔 드베르와 아들 데미앙 카로
La Mante 포스터

 

스포 주의! 지금부터는 원작 'La Mante'의 전개 및 결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차갑고 정교한 미스터리, 그리고 충격의 끝

La Mante의 도입부는 충격적입니다. 제재소에서 발견된 시신. 25년 전 살인마와 동일한 수법 그리고 25년 전의 살인마가 남긴 편지. '수사를 돕겠다. 단, 내 아들 '데미앙(차수열)'과. 문제는 그 아들이 현직 경찰이며 어머니에 대한 깊은 증오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왔다는 점이죠.

창문 앞에 정이신이 서있고 그 앞 차수열의 둣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정이신과 차수열이 만나는 모습

 

살인의 잔인함보다 더 서늘했던 건 잔(정이신)의 태도였습니다. 감정 없이 마치 레시피를 읊듯 과거 살인을 묘사하죠. 데미앙은 공조에 나서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했던 과거와 어머니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녀가 처음 죽였던 사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진실까지 마주하게 됩니다.

 

사실 어머니의 첫 살인은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아들을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방어였죠. 데미앙은 아버지의 시신을 우물에서 발견하게 되죠. '정의인가? 복수인가?' 드라마 전체를 가로지르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모방범죄의 배후

스토리는 잔(정이신)과 데미앙(차수열)의 관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모방범은 누구인가 - 이 질문이 끊임없이 흔들리고 뒤집힙니다. 가장 먼저 의심받은 세브랭(서구완)은 단지 '정보 전달자'에 불과했죠. 진범은 루비라는 이름으로 채팅앱에서 남성을 유혹하던 트랜스젠더 '카미유(비르지니)'였습니다.

창살을 두고 왼쪽에는 정이신 오른쪽에는 서구완이 서있다. 서구완은 창살을 잡고 뭔가를 이야기하고 정이신은 차가운 표정으로 듣고 있다.
정이신과 서구완

 

카미유는 어릴 적부터 거부당한 존재였고 잔에게서 자신을 구원해 준 '정의'를 보았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살인은 사회적 정의라기보다는 거부당한 자의 복수였죠. 드라마는 이 지점을 교묘하게 건드리며 '선의와 악의 경계'를 흐립니다.

 

충격의 반전: 진범은 가까이에

가장 놀라운 반전은 데미앙의 행복한 삶을 설계한 사람이 바로 진범이었다는 것. 데미앙의 아내 루시(정연)를 소개해준 사람이자 친구였던 비르지니(비르지니)가 결국 진짜 범인이었던 것이죠. 복수와 집착은 애정으로 위장되었고 데미앙의 인생은 그 복수의 연장선이었습니다.

 

클라이맥스는 이 모든 진실이 드러난 채석장에서 벌어집니다. 잔은 아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데미앙은 마침내 어머니를 '엄마'라 부르며 눈물로 이별합니다. 교도소로 돌아가는 어머니와 자신의 아이가 태어날 것을 알리는 아들 - 'La Mante'는 차가운 이야기 속 마지막 한 장면에 인간적인 온기를 남깁니다.

 

비교와 기대

'La Mante'는 차가운 연출과 극도의 심리묘사로 미스터리를 끌어갑니다. 반면, 한국판 '사마귀'는 보다 입체적인 감정과 사회적 맥락을 강조하는 듯합니다. 변영주 감독은 아예 원작을 보지 않고 리메이크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이 리메이크는 단순한 각색을 넘어선 '재해석'에 가까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고현정의 연기는 원작 속 카롤 부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잔잔하고 무표정한 서늘함 대신 억눌린 감정의 울분과 모성애의 그늘이 고현정의 눈빛에서 번뜩이지요.

 

범죄극이지만 이 이야기는 '엄마와 아들'이라는 가장 오래된 서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질문은 단 하나입니다.

'당신은 용서할 수 있나요?'


모든 연쇄살인의 끝엔 동기가 있습니다. 그 동기엔 언제나 이야기되지 않은 감정이 숨어 있죠. 'La Mante'는 바로 그 지점을 정교하게 파고든 작품이었습니다. 고현정의 얼굴로 다시 태어난 '사마귀'가 어떤 방식으로 그 감정을 해석해 낼지. 그리고 익숙한 이야기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기대해 볼 만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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